오랫동안 신라 금관은 머리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었다. 과연 그럴까? 저자는 이한상 선생의 연구를 빌어, ‘머리에 쓴 것이 아니라 죽은 자의 얼굴에 씌운 마스크’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황남대총 북분의 금관과 같은 크기와 모양으로 종이관을 만들어 목에 두르고 얼굴을 덮었다. 그럴싸했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는 22권의 접는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흔히 교과서나 박물관에서 그 가운데 몇 권을 볼 뿐이다. ‘만약 대동여지도 전체를 직접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라는 궁금증이 저자를 대동여지도 손수 만들기로 이끌었다. 대동여지도 영인본을 실물 크기에 맞춰 복사하고 두꺼운 종이에 덧붙인 뒤 이 종이들을 이어 붙였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크기였다. 놀라운 건 크기뿐만이 아니었다. 온 국토가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는, 지도를 뛰어넘은 거대한 예술 작품이었다.
저자는 박물관 큐레이터에서 역사와 유물 이야기꾼으로, 이제는 박물관 연구자로 자신을 바꿔왔다. 박물관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발맞춰 박물관의 최전선을 지켜온 저자가 차원이 다른 박물관 이야기를 들려준다. 30대를 온전히 보낸 호림박물관, 문턱이 닳게 드나든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전국의 박물관과 경주 대릉원 같은 유적지까지, 그의 발길이 닿은 것들의 정수를 이 책에 담았다.
저자소개
박찬희박물관연구소 소장이자 이야기꾼. 중학교 때 절터에서 깨진 기왓장을 주우면서 역사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대학에서 역사를, 대학원에서 한국미술사를 공부하고, 호림박물관에서 학예연구원으로 근무했다. 박물관에서 11년 동안 유물을 눈앞에서 보고 코로 냄새 맡고 손으로 감촉을 느끼면서 유물과 조우하고, 도자기와 금속공예 등에 관한 전시를 20여 차례 준비했다. 아내의 육아 휴직이 끝남과 동시에 아이를 자기 손으로 키우려고 박물관을 그만둔 뒤부터는 박물관 연구자이자 이야기꾼이 되어 전국의 박물관과 유적을 두 발로 찾아다니며 유물과 사람을 만나고 있다. 30대를 온전히 보낸 호림박물관, 문턱이 닳게 드나든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전국의 박물관과 경주 대릉원 같은 유적지까지 그의 발길이 닿은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쓴 책으로 《구석구석 박물관》 《아빠를 키우는 아이》 《몽골 기행》 《놀이터 일기》가, 함께 쓴 책으로 《두근두근 한국사 1,2》가 있다.
목차
책을 펴내며 · 박물관의 최전선에서1부 새로움을 만나는 공간1. 신라 금관이 열어준 상상2. 대동여지도와 노는 법3.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4. 유물의 숨은 매력5. 고분 속 유물은 어느 박물관으로 갔을까?6. 파도를 만나면 거울을 던져라7. 오래 볼수록 새롭다2부 박물관을 만나는 순간들8. 박물관도 작품이다9. 전시실과 친해지는 법10. 박물관은 작명소11. 움직이는 유물들12. 전시실 여행 준비물13. 박물관에 가는 사람들14. 내가 좋아하는 전시실15. 전시실 속 관람객3부 박물관의 슈퍼스타들16. 전시와 슈퍼스타17. 반가사유상 한 바퀴18. 질문으로 찾아가는 무령왕릉 관식19. 세밀의 끝판왕20. 청자의 빛깔 찾기21. 내가 초대하는 그림들22. 시대를 담은 백자 반합23. 변신하는 백자 달항아리4부 박물관에서 만나는 사람들24. 유물에서 사람을 만났다.25. 나의 살던 고향26. 사찰 속 불화, 박물관 속 불화27. 갈 수 없는 곳을 여행하는 법28. 구름과 나비와 고양이와 꽃29. 분청사기의 힘30. 사진 세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