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랑은 아편 같은 환각이요 속임이요 상대의 그대로를 이해하려는 하나의 부단한 의지요 이해요 관용이지만 단테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신비였다. 장황한 언어의 놀림이 없고 미사여구로 장식한 화려한 목청이 없어도 베아트리체는 하얀 장미에 아카시아 꽃잎을 수놓은 향기였다. 베아트리체를 향한 단테의 사랑은 인간을 향한 지존자의 사랑의 그림자였다.단테는 이 『신곡』을 통해 이루지 못한 베아트리체와의 진실하고 영원한 사랑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전 우주적인 사랑으로 승화시켰으며, 모든 인류에게는 인간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며,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를 궁구하게 만들었다.
저자소개
본명은 두란테 델리 알리기에리(Durante degli Alighieri). 단테는 두란테의 약칭이다. 13세기 가장 유명한 이탈리아의 시인이자 예언자 그리고 신앙인이다. 이탈리아의 대문호 단테는 1265년 피렌체에서 태어나 1321년 라벤나에서 사망했다.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었고, 18세 때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났다. 어려서부터 시를 좋아했던 단테는 라틴어와 고대 문학을 배웠으며, 특히 고대 로마 시대의 시인 베길리우스를 자신의 정신적인 지도자로 여길 만큼 존경하였다. 피렌체의 몰락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소년시절 선의 총체라 할 수 있는 소녀 베아트리체와 운명적 만남을 갖게 된다. 그때의 사랑의 체험은 그의 전생애를 통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프란체스코 수도회에서 경영하는 라틴어 학교에서 수학한 후 철학과정을 수강했다. 청년 시절에 새로운 언어에 새로운 주제를 담은 청신체(淸新體)라 불리는 혁신적인 문학 운동을 주도했으며, 평생 사랑을 바치게 될 베아트리체 포르티나리를 자신의 삶을 이끌고 글을 쓰게 해주는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다. 이때 쓴 것이 『새로운 삶』이다. 이 책에서 단테는 베아트리체에 대한 사랑과 그녀의 죽음으로 인한 상심과 좌절을 시와 산문의 복합체로 담아냈다. 베아트리체의 죽음은 단테가 문학으로부터 철학으로, 그리고 현실 세계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단테는 인간의 더욱 본질적인 문제에 천착하는 동시에 피렌체 정부에 참여하여 정치와 외교, 행정, 군사 등 전방위적인 실천을 도모했다. 1289년에는 구엘피당 정권확립에 공헌하여 6인 행정위원 중 한명이 되는 등 매우 성공적인 공직생활을 시작하였으나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그의 나이 35세 되던 해에 추방 선고를 받고 죽을 때까지 망명 생활을 해야 했다. 하지만 망명은 그에게 고통과 시련의 시기였을 뿐만 아니라 세계를 관찰하고 숙고하며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새로운 삶』을 제외한 모든 저서는 이 망명 시기에 쓰였다. 1307년경, 타지를 떠돌던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에 단테는 『신곡』을 쓰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그가 오랫동안 구상해 왔던 대작이다. 단테의 다른 작품으로는 『향연』 『속어론』 등이 있다.
중세의 마지막 시인이자 근대의 최초의 시인으로 불리는 단테는 문학뿐만 아니라 철학, 정치, 언어, 종교, 자연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유럽 중세사회와 중세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신곡』을 비롯해 『새로운 삶』, 철학과 윤리문제를 논한 『향연』, 교회로부터 국가의 독립을 논한 『제정론』, 『속어론』, 『시집』, 『서간문』, 『땅과 물의 문제』 같은 저서가 남아 있다. 단테는 고대 그리스의 호메로스부터 아리스토텔레스, 베르길리우스, 보에티우스, 아베로이스, 아퀴나스 같은 작가와 철학자를 탐구했으며 그들을 나름대로 해석하고 응용한 내용을 자신의 학문적·미적 언어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특히 심오하고 보편적인 문제의식과 정교하고 생생한 문체를 자랑하는 단테의 문학은 지금까지 수많은 작가와 예술가·사상가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었으며 그 범위는 문학과 회화, 조각, 음악, 연극, 영화, 드라마, 컴퓨터 게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표현의 영역에 걸쳐 있다.
목차
추천의 글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을 엮어종교개혁과 르네상스를 이끈 불멸의 걸작 《신곡》 · 제1곡 · 단테와 베르길리우스와의 만남 · 제2곡 · 영계로의 편력을 망설이는 단테 · 제3곡 · 차지도 덥지도 않은 태만의 죄 · 제4곡 · 첫 번째 지옥인 림보 · 제5곡 · 욕망의 멍에에 종노릇한 자들 · 제6곡 · 탐욕의 삶을 산 자들 · 제7곡 · 인색함과 낭비벽으로 산 자들 · 제8곡 · 분노에 사로잡혀 산 자들 · 제9곡 · 이단에 빠져 산 자들 · 제10곡 · 이교를 신봉한 자들 · 제11곡 · 폭력을 행사한 자들 · 제12곡 · 폭력을 행사한 자들 · 제13곡 · 자신과 자기 소유물에 폭력을 가한 죄 · 제14곡 · 하나님에 대한 폭력과 교회의 타락 · 제15곡 · 남색한 자들 · 제16곡 · 순리를 거역한 자들 · 제17곡 · 고리대금업자들 · 제18곡 · 부녀를 유혹한 자들과 아첨한 자들 · 제19곡 · 성물과 성직을 매매한 자들 · 제20곡 · 마술과 점술을 행한 자들 · 제21곡 · 매관매직을 일삼은 탐관오리들 · 제22곡 · 사기를 친 자들 · 제23곡 · 위선자들이 받는 벌 · 제24곡 · 교회 성물을 도둑질한 자들 · 제25곡 · 공공의 재화를 도둑질한 자들 · 제26곡 · 사기와 인간 의지의 무모한 남용 · 제27곡 · 권모술수를 행한 자들 · 제28곡 · 이간질로 분열과 불화를 획책한 자들 · 제29곡 · 위조한 자들과 위증한 자들 · 제30곡 · 남을 속인 자들 · 제31곡 · 신에게 도전한 자들 · 제32곡 · 혈족과 조국을 배신한 자들 · 제33곡 · 믿어주는 자와 혈족을 배신한 자들 · 제34곡 · 은인을 배반한 자들